살사 칼럼

콜롬비아 여행기 1. 마이애미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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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에 온지 2틀째. 거리도 적응하고 원래 하려고 했던 태닝도 어느정도 하고
근데 햇빛쨍쨍하던 날씨는 항상 낮에 빗방울을 뿌려주시고, 여기가 무슨 열대지방인지..
저녁엔 살사 수업을 들으러 가보는건 어떨까. 원래 계획은 돌아오기 전날 마이애미 들를때
수업을 듣는 것이었지만, 휴양지라 뭔가 안하면 계속배고프다는 바샘말에 계속 먹기만 하겠고...
그래...헨리 에레라. 뉴욕에서 봤던 마이애미 살세로 수업을 들으러 가보자.

 

인터넷 뒤져 검색하고(인터넷에 한국살사를 알리는 영어로 된 웹사이트가 빨리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생긴다)
, 지도를 펼쳐가며 찾아서 아하..여기구나. 근데...어떻게 가지?
숙소 프론트에 있는 친구한테 물어본다. 택시타고 가라..ㅋㅋ 자기도 잘 모르나 보다. 헐
공항 근처던데 올때 택시를 타고 공항에서 37불이나 나왔다. 그 돈을 왕복으로 내야한단 말인가.
버스를 타기로 결정했다. 무조건 다운타운 쪽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돈도 어케 내는지도 모르고
위치도 잘 모르는데, 폴리스 스토리에나 나올법한 버스 운전기사(목소리 걸걸한 여자다)가
웃으면서 농담친다. 이런 맘은 급해 죽겠는데...자기가 가르쳐 줄테니 잠시 있으란다.
돈을 꾸역꾸역 집어넣고 기다리고 있으니, 갑자기 버스기사가 막 부른다. 달려가니 여기서 건너서
저기 기다리고 있는 버스를 타란다. 자기가 기다려 줄테니 버스 앞으로 막 뛰어가라고...
에라 모르겠다 가라니 가보자...버스를 앞문으로 내려 무단횡단을 하며 대기하고 있던 버스를 타고
버스기사에게 물어보니 목적지에 가는 버스가 맞단다. 아..기쁘다.
여행에서 가장 재밌는 순간이다. 그들의 삶을 따라 살아보는 과정...물론 익숙해지면 이것도 생활이겠지만...
버스기사와 대화를 나누는 바샘...10블럭을 잘못알아들은 사오정히어링을 가진 바샘덕에 내려서 멋지게 걸었다.
그래도 바사라 있어서 재밌어. 언제나 유쾌한 외국필을 지닌 여자 바사라..ㅋㅋ

 

으악~ 수업이 캔슬됐단다. 연휴기간이라 프라이빗 파티가 있다네...헐...근데 강사들도 왔다. 그들도 몰랐나봐
근데 별로 신경쓰지 않는 듯하네. 자주 있는 일인가? 역시 낙천적인 놈들.
우리한테 관심을 보인다. 한국에서 왔다하니 놀라는 그들.
(나 춤도 잘 추는데...ㅋㅋ)
여기서 한 외국인을 만나다.
나이는 60정도 되보이는 할아버지 이름이 웨스다. 인상이 너무 좋다. 이것저것 우리한테 물어본다.
본인은 엘에이 스타일도 추고 카지노 스타일도 춘단다. 참고로 카지노 스타일은 쿠반스타일과 결합된
마이애미의 살사 스타일...온1과도 비슷하고 온3인거 같기도 하고...이걸 배울려고 왔다만 수업은 캔슬되고ㅜㅜ

우리가 쪽지에 적어온 살사행사가 열리는 주소를 물어보자 같이 가잔다. 헐...믿어도 될까?
당연히 믿음이 가는 얼굴이다. 이게 왠 횡재냐...무조건 탔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도착한곳은
알카수바? 라고 하는 힐튼호텔에 딸린 살사바. 클럽은 아니고 술을 먹으면서 춤을 추고, 작업도 걸고 그런
곳이었다. 역시 바사라 여기서도 적응 잘해주시고 남자들은 바사라에게 작업을 걸기시작한다. ㅋㅋ
그리 기분나쁘지 않은 듯 흔쾌히 잘 응해주는 바사라. 난? 여기는 춤을 배운 사람들이 아니라 호텔 투숙객이나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와서 춤을 춘다. 그래서 잘 못추는데 이런 쿠반스타일...분위기 적응못해주신다.
다시한번 리드를 해야하는 남자들의 어려움을 느껴본다. 서울가서 남자들에게 더욱 잘해줘야지...ㅜㅜ
간혹 춤을 추며 우리가 춤을 추는 것을 즐겁게 바라보는 웨스.

 

그리 큰 재미는 없고 잘 노는구나 싶은 마음에 돌아갈까 생각했는데, 갑자기 서쪽에있는 카지노에 있는 살사행사에
가잔다. 매 수요일마다 컴피티션이 열리는데, 그룹과 커플도 있으니 마이애미 굉장한 댄서들은 다온다고 한다.
이런 횡재가...마이애미의 멋진 살사댄서들을 다 볼 수 있다니...미안한 마음에 가는내내 고맙다는 말을 연발...
돌아오는 말이 멋지다. 본인의 아들이 인도에 있는데, 그 아들에게 또 누군가가 이런 호의를 배풀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한단다. 눈물이 핑...~~

 

도착한 그곳은 라이브밴드에 콩그레스장과 흡사하다. 너무 춤을 잘추게 생긴 놈들. 쿠반, 푸에르토리칸도 많고
이런 행사가 매주 평일날 열린다니. 놀라움을 금치못한다. 밴드의 음악은 너무 훌륭하다. 루에다 군무대결이
열린다. 와...루에다 정말 재밌고 멋진 춤이다. 춤을 여러명이 추는데 여러명 다 즐거워 보인다. 저거다.
잘하는 것은 있지만 즐거운 것이 없는 한국의 살사판에 일침을 가해줘야 한다. 그런데...한국식으로 바꿔야
할텐데...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커플전.ㅋㅋ 등떠밀려 나가다. 어떤 춤으로 할까 하다가 남들이 안하는
ON2로 하자 결정.
열심히 춘다. 단체로 2곡을 추는데 2번째 곡에서 필받다. 주변에 댄서들이 우리에게 환호를 보인다.
우리의 춤을 유심히 보는 인간들이 생긴다. 역시 잘추는 건 알아본다니까.
나름 음악에 맞는 동작들로 구성. 이정도면 예선은 올라가겠지.....탈락.
환호를 보냈던 친구들이 약간의 야유섞인 반응을 보여주고. 고맙네 은근히.
찌질하게 보이는 3명의 심사위원이라고 하는 넘들. 자식 본인의 스타일만 고집하다니...
그래도 올라간 댄서들은 훌륭하다. 기술적이라기 보단 라틴의 필이...너무나 훌륭하다. 멋진놈들...
살짝 바사라한테 '우리도 포스텝할껄 그랬나? ' 바사라...한번 더 오잔다. ㅋㅋ 멋진 사람이다 역시

어느덧 시간은 1시가 되가는데, 웨스는 아직도 우리를 보며 흐뭇해 하고 사진도 찍어준다.


너무 미안해서 같이 나가자고 하는데, 갑자기 너네가 콜린스 애비뉴지? 타
또 데려다 줄랑가? 차로 1시간은 가야하는 거린데...(근데 우리는 뭘 믿고 여까지 따라왔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차를 타고 숙소까지 도착. 흔쾌히 걱정없다고 말하며 잘가라는 인사를 건네는 웨스
이 사람이 없었다면 이 멋진 경험들을 할 수 있었을까. 정말 멋진 경험이었다. 절대로 쉽게 할 수 없었던...
돌아오는 수요일 다시 한번 수업을 같이 들으며 저녁을 함께하자고 약속하고 우린 작별했다.
숙소앞에 벤치에서 바사라와 나는 웨스의 친절에 잠시 넋이 나가 발을 땔 수가 없었다.
우리는 외국애들에게 저런 행동을 보여줄 수 있을까. 너무나 마이애미가 아름다워 보이는 순간이다.
외국에 갔을때 반드시 살사를 해야한다라는 명제를 실감나게 증명시켜준 일이다. 나도 잘해줘야지...
한국에서 춤을 추는 외국애들에게 말이다.

 

멋진 분위기의 바도, 화려한 기술의 춤들도, 라이브밴드의 가슴을 울리는 음악도 좋았지만,
역시 한사람의 따뜻한 마음이 앞으로의 여행을 더 기대되게 만든다.
땡큐 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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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shinito(서울)님의 댓글

쿠반 카지노는 일반적으로 온3라고 봅니다. 서울 살사 댄서들도 아주 즐겁게 놉니다. 안 즐거우면 두세시간 땀빼며 스텝 밟진 않겠죠... 다만 웃음은 조금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오래간만에 아주 재미있고 실감나는 글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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