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사 칼럼

살사판 상식이 통하지않는 사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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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n님의 "술과 살사"를 읽고 떠오른 세가지 에피소드

 

하나-여동생이 본인과 나이차이가 꽤납니다. 여동생이 태어났을 때 제가 초등학교6학년이었죠. 전업주부가 아니었던 어머니를 대신해 기저기 갈아채우고 유모차 끌고다니며 어린나이에 부모의 역할을 대리경험하게 해준 소중한 녀석이죠. 어느덧 내겐 항상 어린아이인 그녀가 대학생이던 시절 이야기입니다. 하루는 집에 있는데 핸드폰이 울려 받아보니 여동생이었습니다. 흥분한 소리로 지하철서부터 계속 따라오는 남자가 있는데 집근처까지 오는데도 계속 따라오니 마중을 나와달라는 얘기였습니다.

어릴적 기억의 잔상탓인지 아직도 녀석의 별것 아닌 일거수 일투족에 웬만한 열혈 아버지 이상으로 흥분을 하게 됩니다.

밖으로 나가보니 한 10여m 후방의 벽면뒤에서 빼꼼히 동생의 자취를 뒤쫒고 있는 시선이 있었습니다. "남자 쫒아올 때가 좋은거"라며 동생에게 농지기를 하며 당사자에게 갔더니 한 30대중반의 취객이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직후라 여동생에 대한 책임감이 무척 강했던 시기였고 한참 성추행이니 뭐니 시끄러운 시절이었던지라 말 몇마디 건네보고 술취했다는 판단이 서자 말보다 주먹이 먼저 앞서더군요. 주의사람이 말리지않았더라면 아마 분이 풀릴 때까지 상대를 때렸을지 모르겠습니다. 진정을 하고 함부로 술마시고 행동하지 말라고 따끔히 얘기하고 돌려보냈습니다. 상황을 들은 이웃들도 저를 탓하기보다 그의 경거망동을 탓하더군요. 아마 이정도가 대다수의 여동생이나 딸을 둔 오빠 혹은 아버지라는 역할의 남자들의 모습일 것입니다.

 

둘-일명 선수촌(?)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강남의 모지역과 인접했던 지역에 거주하던 시절. 참 많은 일을 경험했습니다. 머리를 자르려 미용실이라도 들를라치면 이름만 대면 알만한 모 연예인의 몹쓸 행각들이 실시간으로 회자되고 독신여성들이 많이 거주하는 특성상. 강절도와 성추행이 심심치않게 발생하던 시기였습니다. 지금은 어떨지 의문이지만......

동네의 친지들과 슈퍼의 파라솔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고 있던 어느 여름날 저녁. 한쪽에서 여자의 찢어지는 비명이 들리더군요. 젊은 여성 한명이 약간 흐트러진 옷매무시로 우리 쪽으로 뛰어오며 한쪽을 가리켰습니다. 동물적으로 저를 포함한 4~5명의 장정들이 범인(?)을 뒤쫒았습니다. 결국은 잡았죠. 20대초반의 남자였습니다. 동네의 사람들이 모두 튀어나오고 꽤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쫒아가서 쥐어박는 아줌마, "넌 누나나 여동생도 없냐"고고래고래 욕지기를 쏟아내는 세탁소 아저씨, 빨리 112에 신고하자던 여고생 등등. 상황파악이 되었는지 범인은 무릅을 꿇고 싹싹 빌더군요. 술한잔 먹고 자기가 실성했던 모양이라고 횡설수설거리며 눈물깨나 흘려대고......

"젊은놈 이정도 일로 콩밥 먹여서 호적에 빨간줄 거지면 인생 조지는 것"이라는 나름 동네의 오피니언리더 역할을 하던 XX부동산 김사장 아저씨의 의견이 받아들여져 피해자도 이미 놀라서 귀가한 상태라 경고의 의미로 주민등록증 카피해서 부동산에 보관하고 동네청년들이 "다시는 이동네에 얼씬거리지 말라!"는 윽박과 함께 범인(?)은 자유의 몸이 되었습니다.

 

셋-작년 모동호회의 연말파티 뒷풀이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내앞에서 줄곧 가해자(?)와 신갱이를 하던 여자후배가 뒷풀이가 끝나고 다음날 "가해자(?)를 고소한다 만다"로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술이 취해 약간 오버했던 것은 제가 다 목도했고 좀 심하다 싶어 춤판에서 그정도의 행동은 이해할만하지않느냐고 좋은게 좋은거라며 회유아닌 회유를 하게 되었는데......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약간 내성적인 그녀보다 활발한 성격의 그녀의 친지가 훨씩 법적인 조치에 적극적이었고 뒷풀이장소가 아닌 밖에서 강제로 차에 태우려했다는 얘기를 듣고 바로 가해자(?)에게 연락해 추궁하니 비슷한 행동은 했지만 "술이 많이 취해 그런 실수이고 실제로 이판에서 만난 여자인데 어떻게 그렇게까지 할려고 생각했겠느냐?"는 뜻의 변명을 하더군요. 정황상 여자후배의 말이 맞다고 보고 "성추행으로 고소를 하겠다는데 어쩌겠냐?"고 물으니 만나서 정식으로 사과를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결국 따로 만나서 사과하고 급마무리가 되었고 따로 여자후배에게도 따끔하게 충고해 주었습니다. 대충 이러한 요지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어차피 이성간의 춤이다보니 어느정도의 스킨십은 불가피할 수 밖에 없으니 기본적으로 앞으로 춤을 추는 동안 이점에 항상 유연해야 하며 그러나 프리댄스에서든 뒷풀이에서든 본인이 원치않는 스킨십이나 행동을 당했을 때는 분위기 가라앉는다고 참고 버티지말고 그자리에서 당사자에게 확실한 의견을 표시하거나 그래도 듣지않으면 주위사람에게 도움을 청해 그자리에서 해결하라!"

 

가끔 동호회 수업에서 어떤 사회생활을 하는지 의심이 들게할 정도로 돈내고 배우는데 선생자세가 어쩌느니 마느니 정모에 와서는 서툰 실력으로 선배살세라를 무박자에 돌려대면서 기피하면 동호회가 뭐 이러냐는 둥 꼴사나운 짓을 하는 인사들(남녀포함)을 보게됩니다. 그럴 때마다 개인적으로 철저하게 응징(?)하곤 했지만 소위 동호회,정모,뒷풀이 분위기라는 명분에 밀려 만류를 당하고 자제했던 적이 적지않았던 것 같습니다.

"술과 살사"의 앞뒤 문맥을 살펴보면 사실이라면 피해 당사자는 개인적인 수치감 나아가서는 이판에 대한 극심한 자괴감이 들었을테고 만의 하나 실수로 치부할만한 행동이었다면 반대로 가해자(?) 아니 용의자로 하죠.(글이외에는 어떤 사실확인이나 증인,증언도 들어본 적이 없으니)좁은 살사판에서 용의자(?)의 명예나 인격은 형언할 수 없는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심히 유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살사판이 상식이 통하는 사회이기를 희망합니다. 빠에서 자주 본다는 이유만으로 상대의 나이도 모르는채(혹은 알고난 뒤에도)함부로 하대하는 일부 살세로들의 언어습관, 마치 날치기하듯 살세라의 손목을 나꿔채 플로어로 끌고나가는(이부분은 개인적으로 아주 친한 사이이거나 살세라가 애정어린 혹은 친밀함으로 받아들인다면 별개문제입니다)사소한 결례들 그리고 자신보다 하수라고 판단되면 무차별로 상대의 의사표시를 애써 무시한채 딮을 해대는 등 이루 열거할 수 없는 극히 일부 살세로들의 바늘같은 오류가 시간이 지나고 경력이 쌓이면서 비교적 너그러운 한국의 술문화라는 배경을 업고 황소 아니 미국의 미친소같이 커다란 나쁜습관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여권의 신장은 시대의 조류이자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입니다. 이번사안이 미묘한 것은 바로 이때문이죠. 백보를 양보해 용의자(?)의 억울함을 피해자인 여성이 추행이라고 느낀 순간 막말로 범죄는 성립되는 것입니다. 당일 현장에서 어떻게 수습(?)이 되었는지는 글에 나와있지않아 모르겠으나 이런류의 사안은 분위기라는 명분에 휩쓸리지말고 현장에서 모두 합심해서 처리하는 자정(自淨)의 모습이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합니다.

 

남녀가 서로 존중하며 3분간만 2%부족한 연인이 되보는 것이 어떨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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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

미안자주오마님의 댓글

성에 관한 문제는 일단 감추려 하는것은 우리나라 전체의 문제지요. 피해자는 부끄러움에 숨기려하고, 주변에서는 동네씨끄러울까봐 쉬쉬하고, 가해자는 적당한 선에서 봐주는게 미덕(?)이 되어가고 있지 않나 걱정스럽습니다. 살사판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앞으로 그런 일이 발생시는 범죄로 간주하고 일벌백계하여 우리모두에게 경종을 울려야 합니다.

아담아찌님의 댓글

"어차피 이성간의 춤이다보니 어느정도의 스킨십은 불가피할 수 밖에 없으니 기본적으로 앞으로 춤을 추는 동안 이점에 항상 유연해야 하며 그러나 프리댄스에서든 뒷풀이에서든 본인이 원치않는 스킨십이나 행동을 당했을 때는 분위기 가라앉는다고 참고 버티지말고 그자리에서 당사자에게 확실한 의견을 표시하거나 그래도 듣지않으면 주위사람에게 도움을 청해 그자리에서 해결하라!" ======> 매우 옳쏘~~~ !!

아담아찌님의 댓글

내가하는 살세라들은 특정 살세로 몇몇에 대해 얘기한다.. "저bird끼랑 춤추고나면 기분이 더럽다.."  "눈인사만 하면되지 왜 볼은 쓰다듬고 지x 이야 개bird끼!"  "미친bird끼 춤만출것이지 쓰다듬고 G랄 이야?!"  ........  라고 말이다. 담번에 빠에서 보면 이얘기를 했던 살세라들이 또 '저bird끼' '개bird끼' '미친bird끼' 랑 춤을 추고 있다. 그래서 난 '부담스런(?)스킨십이 없어졌나..??' 하는생각에 춤추는걸보니 살세라가 얘기했던 그대로다. 음악이 끝나고 플로어에서 탈출(?)하면서 나랑 눈이 마주치면... 또 그녀는 애기한다.. '그bird끼'  '개bird끼'  '미친bird끼' 라고..  왜 되풀이 하는지 정말 이해가 안간다..

파랑새(서울)님의 댓글

비교적 너그러운 한국의 술문화라는 배경을 업고 황소 아니 미국의 미친소같이 커다란 나쁜습관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닌지...간간이 은근 우려가 되던부분이었어요..스핀샘이나 제네시스님처럼 살사계에서 무게있는 분들이 따끔한 글로 견제를 하시고 여러 살사인들이 댓글로 질책한다면 올바른 살사문화가 차츰 자리잡아갈거라는 바램입니다..

아모스님의 댓글

아아... 저도 이런 종류의 에피소드에 관계되어 할 말이 무지무지 많습니다만... 일단 글을 쓰면 흥분해서 횡설수설할 것 같아서 여유 있을 때 차분히 정리해서 글을 쓰려고 준비 중입니다. 에효... 하여튼 어딜 가든 저런 놈들은 꼭 있다니까요.

풀빛대화(사보르)님의 댓글

생각보다 참 많이 계십니다...^^;;; 그런데 어느정도 선에서 선을 그어야 할지... 가끔 저도 헤깔립니다..^^ 부디 좋은 글로 제 선의 경지를 그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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