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사 칼럼

공연과 공연 동영상

본문

 

안녕하세요?

이 번엔 살사라는 문화와 인터넷 및 동영상 기술의 복합현상인 오살사에 관해 써 보겠습니다.

이 글에서 공연은 라이브 콘서트를 의미하며, 공영 동영상은 그것을 찍은 것을 의미하며 오살사란 인터넷 기술과, 살사와 동영상 기술의 복합체를 의미한다. 따라서 각 동호회 직촬이나, 강습 동영상, 핸드폰 촬영 동영상 모두를 지칭하는 의미로 오살사라는 개념을 쓰기로 한다. 모든 기술이 그렇듯 오살사 역시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을 수 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러한 기술 복합체는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이며, 사하라님을 비롯한 오살사 운영진의 헌신과 봉사가 그 도래를 앞당기고, 빠르게 성장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중-고교 시절 과학윤리를 시험의 모범답안은 과학기술의 변화는 어떤 부문에는 순기능을 하고 다른 부문에는 역기능을 하는 양면성이 있으나, 본질적으로 가치중립적이며 사람이 이용하기 나름이라는 것이었다.


오살사(기술복합체)의 순기능은 일반 살세로스들이 무료로 양질의 공연물을 방안에서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강사들의 실력이나 스타일을 객관적으로 비교하여 최적의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점 등 양질의 비교가능한 객관적 정보제공을 통하여 살사판이 효율적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반면에  이러한 효율성은, 일부 일류가 아닌 프로 살세로스들에겐 상당한 도전이 될 수 있다. 효율이란 제 값 받고 거래하는 것, 즉 비싼 물건은 비싸게, 싼 물건은 싸게 파는 것이다. 오살사가 존재하기 전에는 강사들을 비교할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이 존재하지 않았다. 따라서 (강습료는 공개되어 비교가능하다는 전제하에서 보면,) 강습료는 모든 강습의 질의 평균적인 수준에서 동일한 금액을 징수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는 오살사를 통하여 강사들의 퀄리티가 서로 다르며 그것을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기존의 평균 가격 풍조는 곧 사라질 것으로 확신한다. 서울의 일류가 아닌 강사는 지금보다 더 낮은 가격에서 더 적은 수강생을 갖게 될 것이다.


두 번째는 공연을 하는 모든 프로에 대한 압박이다. 멋진 음악과, 멋진 루틴과 멋진 의상이 제대로 결합된 멋진 공연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이다. 동영상을 통하여 이미 많은 사람이 본 루틴을 다시 공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동영상을 이용하여 자꾸 자꾸 보다 보니 멋진 공연이 좀 더 빠르게 식상해지게 된다. 동영상이 없다면 평생에 한 번 볼까 말까한 멋진 공연이 이제는 오살사라는 매체를 통하여 너무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어, 아주 짧은 수명을 지닌 불꽃놀이처럼 지나치게 집중해서 여러 번보고 바로 싫증내게 되곤 한다 (물론 일부, 소수 그런 분들이 있다는 말입니다. ㅋㅋ). 이러한 짧은 수명 현상은 살사뿐 아니라 대중가요등 거의 모든 공연산업에 공통적인 현대적 특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자들은 음악을 바꿀 수도, 의상을 바꿀 수도, 루틴을 바꿀 수도 없다. 왜냐하면 그 음악엔, 그 의상과 그 루틴이 가장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연의 경우 우리는 세 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다. 모두가 만족하는 경우, 일부가 지루해하는 경우 그리고 모두가 지루해 하는 경우이다. 첫 번째는 관객들이 공연과 공연 동영상을 구별하는 경우이다. 공연의 핵심은 새로움이 아니라 스타 살세로스가 내 눈 앞에서 나를 위해 춤을 춘다는 것에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일부가 그러한 공연의 본질을 간과한 채 눈에 보이는 그 의상과 그 음악과 그 루틴에만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이다. 그리고 이런 분들이 많으면 많을 수록 루틴의 수명은 지나치게 짧아진다. 끝으로 최악의 상황은 프로 살세로스 스스로가, 콩그레스 대회 때의 초심을 잊고 반복된 공연과 콩그레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수인 관객으로인하여 스스로 지루해 하는 경우이다. 공연자가 스스로 흥분하고 몰입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절대로 관객을 흥분시킬 수 없다. 아주 가끔 동호회 파티 초청공연에서 공연자들이 지나치게 많이 어긋나는 경우를 보곤 하는데 아쉬운 대목이다.  학생시절 우연히 똑같은 연극을 두 번 본 적이 있다. 간판에 새로운 연극 내용이 올라 있어서 다른 연극인 줄 알고 갔는데, 이전에 하던 것의 마지막 공연이었다. 손님도 별로 없고, 매일 똑같은 공연이라 배우도 식상해 있어야 정상(?)인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아주 새로운 연극을 보는 것 같았다. 배우 스스로가 연극을 새로이 해석하고 몰입해 있었던 것이다. 진정한 프로란 똑같은 음악에, 똑같은 의상에, 똑같은 안무를 공연하더라도, 보는 사람들에게 볼 때마다 늘 새로운 느낌을 주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프로로서 다양한 루틴을 갖아야 한다는 명제 자체에 의의를 다는 사람은 없다. 다만 우리나라 프로들이 충분한 시간과 좋은 조건하에서 안무를 하는 것은 아니라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일정한 타협이 바랍직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야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직접 야구장에 가 본 것이 세 번뿐인데, 그 중 하나가 박동희 투수가 던진 대학야구 게임이었다. 공이 손에서 떨어지는 순간 바로 포수의 미트에 꽂혀 버렸다. 상대팀 4번타자인 최훈재만 거르고 나머진 모두 잡아 버렸다. 굉장히 훌륭한 프로 투수가 될 거라고 믿었는데 지나친 어깨 혹사로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다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반면 박찬호는 메이저리거로서 활약하고, 부상후에도 이를 치유하고 다시 메이저리거로서 부활하였다. 이러한 차이는 미국과 한국 야구의 시스템의 차이이지 박동희와 박찬호의 실력의 차이는 아니라고 믿는다. 우리도 우리 프로 살세로스들에게 멋진 루틴을 만들고 또 재충전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 에밀리-주니어가 일주일에  4일 이상 강습하다가, 한 주 강습 휴강하고 콩그레스 나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에게도 한 일년간은 그 음악에, 그 의상에, 그 루틴도 기꺼이 박수치며 즐길 수 있는 관객으로서의 마음의 여유가 중요하다. 그리고 꼭 필요한 사정이 아니라면 프로들을 동호회 공연에 무리하게 많이 초청하는 것도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사람에게는 한계가 분명있지만 그 한계는 가변적이다. 분명한 것은 빠르게 많이 뽑아 쓰면 쓸수록 박동희처럼되는 반면, 천천히 채워가면서 쓰면 박찬호처럼 오래 쓸 수 있는 것이다.


Viva Sal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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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이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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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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