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현재의 살사판에서 나쁜(?) 행사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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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동에서 왠만한 살사인이라면 다아는 뒷풀이 전문 술집 '라쿠바'가 있다. 살사바/동호회 홍보게시판을 둘러보다 보니 이번주부터 매주 월요일에 병아리파티(가칭)를 개최한다고 한다. 1년미만의 살세로스들만으로 안쪽의 작은스테이지에서 그들만의 파티 형식으로 진행한다고 한다. 취지가 너무 맘에 들어 공지글로 선정하여 노출을 올리고싶다고 하니 라쿠바의 관계자에게서 쪽지가 왔다.
"혹 상업적이라고 일반 살사人 반발하지 않을까요?"
"그럴리가요. 취지가 좋다면 오살사는 어떠한 살사행사든 활성화시키는데 일조하겠습니다!"
"혹 살사Bar측에서 싫어할지도..."
"내심 좋아할 수도 있을 것같은데요. 비수기이고 어차피 Bar에도 그리 자주가는 계층도 아닐테니. 잘 키워서 Bar로 보내면 되죠 ㅎㅎ"
만약 손님을 더 유치하겠다는 상업적인 의도를 감추고 있다고 색각하는 사람들이 있거나 월요일날 자신들의 살사Bar로 올 손님들을 뺏길 것이라는 기우를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너무 근시안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1년미만의 살세로스들이 가장 높은 탈락률을 보이고 있는데 본인의 의지나 동호회 등에서 정책적(?)으로 살갑게 잡아주지 않으면 그들의 치열했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기가 십상이다. 큰맘먹고 혹은 안이하게 오판(?)하고 살사Bar로 본격 진출했다가 낯설은 이들의 차가운 분위기라도 느낄라치면 "과연 내가 이판을 떠나야 하나? 아님 더 열심히 오기로 버텨야하나?"라는 생각을 한번쯤은 누구나 해봤을 것이다.
"손님을 더 유치하겠다는 상업적인 의도를 감추고 있다"고 일반인이 생각할 법한 기우는 기우가 아니라 사실에 더 가까울 수 있다. 다만 위에 적은대로 상업적인 목적에서 접근했건 공익목적에서 접근했건 결국 현재 살사판에서 놓치기 쉬운 우(愚)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면 아무리 명백할지언정 그행사의 의도를 흑백으로 구분하기 전에 일단은 흥행에 성공할 수 있도록 일단 밀어주고 보는 분위기가 아쉬울 뿐이다. 설령 상업적인 업소에서 마케팅의 방편으로 이런 기획을 했다손쳐도 누가 뭐라 할 것인가? 그만큼 살사계가 많이 경직되어 있다는 것이 현재 일반적인 시각이다.
최근 끝난 KSF행사에서도 보았듯이 현재 살사판에서는 이미 자리잡은 콩그레스(컴피티션)든 새로 시작되는 행사든 행사 전후로 여러가지 이런저런 뒷말이 난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모든 것을 현재의 잣대로만 보지말고 10년 아니 5년 아니면 조금이라도 멀게 '한국살사판'을 조망한다면 나는 2008년 현재 이나라의 살사판에서 나쁜(?)행사란 없다고 단언하고 싶다.
일단 여러행사로 살사계가 풍부한 퍼포먼스적인 요소로 살사를 아직 모르는 일반인이나 살사 초보자들의 시선을 지속적으로 붙잡아야 한다고 보며 시간이 흐르며-대중(大衆)은 바보가 아니다-특색이 있고 명분이 있는 행사는 상업적인 목적의 유무를 특정 이해당사자가 예단하지 않아도 현명한 대다수 살사人들의 혜안(慧眼)속에서 부침(浮沈)이 결정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얼마전 가끔 Bar에서 보는 살사판의 동생이 KSF행사 마지막날 좌석 뒷쪽에 앉아있었다.
"왠일이야 이런데 잘 안오잖아?"
"ㅋㅋ 살사 추고 있으면서 이런데 왠지 와줘야 할 것 같아서요....."
도저히 그런 곳에 올 친구가 아니었는데 와줘야 할 것 같다는 토씨가 무슨 의무감에서 온듯한 느낌도 들었지만 아무 상관없었다. 단순히 취미로 시작한 종목에 이정도의 열정(냉정일까?)과 생각이라도 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좀 더 많아진다면 내년의 KSF도 다가올 여러 콩그레스(컴피티션)와 다양한 살사관련 행사도 흥행면에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보았다.
이번 '라쿠바'의 기획은 그래서 가깝게는 한 업소의 매출이 연상될지 모르지만 멀게는 모든 살사행사의 예비 가상고객(여기는 살사Bar도 포함됨은 물론이다)과 맞닿아 있고 따라서 좀 더 많은 살사人들이 주변에 아직 스스럼없이 Bar에 드나들긴 어려운 살세로스들을 데리고 방문해도 좋을 것같다는 생각이다.
이번 기획에 한가지 개인적으로 추가했으면 하는 것이 있다.
1년미만의 살세로스만 입장이 가능하다고 적혀있는데 소위 이런 물(?)에 까놓고 1년이상의 중상급자는 오래도 오지않는다. 다만 친한후배나 동생들을 데리고 동반입장할 가능성이 높은 중고수는 무료입장식으로 라도 유치할 수 있다면 원래의 목적에 반하지 않는다고 본다. 아직도 이글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모르는 사람은 살사바/동호회 행사홍보의 게시판 '라쿠바의 병아리파티'글을 한번 읽어주기를 바라며 이 이벤트가 활성화되어서 정체성이 모호한 1년미만의 서울-살세로스들에게 프리댄스의 즐거움을 조금이라도 많이 느끼게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80년대 운동권에서 한창 풍미하던 글귀를 인용한다. "행동하지 않는 지성은 지성이 아니다" 연관이 될 지 모르지만.....
"그래서 2008년 현재의 살사판에서 나쁜(?) 행사란 없다" 고 감히 나는 생각하는 것이다.
하여칸님의 댓글
하여칸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년미만의 병아리로서 그런취지의 파티가 있다면 당근 대박환영하며 참가하고 싶내여~ "죽는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란 햄릿의 명대사를 실감하는 요즘입니다......ㅋㅋ 근데 여긴 설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라 바라만 보는 떡이군여.....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