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사 실력과 살사 추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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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얼마전에 샌 프란시스코에 다녀 왔습니다. 아주 오래 전에 샌 디에고에서 너무 즐거웠던 기억이 있어 사실 기대가 컷었습니다.
바에 모인 수백명의 댄서들을 보자 제 입이 귀에 걸리는 것 느꼈습니다.
강한 초급의 텐션을 즐기며 옛생각에 잠기는 것도 잠시, 동경이나 상해와 같은 아시아권 도시와 비교해 볼 때 덜 즐겁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변한 것은 샌 프란시스코가 아니라 바로 접니다.
그 동안 살사 실력이 너무 일취월장한 덕에 어렵고 복잡한 패턴을 해야만 제대로 춤을 추었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아시아권에서는 준중급 정도만 되어도 제 패턴을 모두 받아 내는데 미국에는 그 정도의 살세라도 흔하지 않더군요.
걱정스러운 점은 이제 나에게 훨씬 더 익숙해진 아시아 스타일 살사만 고집하게 된 점입니다.
서울에서 춤을 추면서 서울 스타일의 춤을 추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에 대한 대가로 외국에서의 살사가 덜 재미있어진 것도
당연한 현상이지요.
이러한 소통의 단절은 서울의 살사판에서도 일어납니다.
서울에서도 점차 초중급 살세라와 춤추는 것이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른 동호회 사람과 춤을 추는 것이 다소 어색하고 불편함 같은 것을 느끼는 것도 비슷한 경우겠지요.)
단순하고 쉬운 패턴을 모두 잊어 버려서 이제는 하라고 해도 하기가 어렵습니다.
살사 실력이 늘면 함께 즐길수 있는 대상의 범위가 고수쪽 방향으론 늘어납니다만, 반면에 함께 하기 어려운 대상의 범위도 하수쪽으로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같은 언어를 써야만 대화가 되는데...
이러한 소통을 위한 노력은 하수 보다는 고수 쪽에서 시도 되어야 하는데, 고수에겐 그럴만한 유인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고수가 되면 될 수록 춤을 잘 추고 못 추고를 떠나서 익숙하지 않은 사람과 춤을 추는 것이 불편해 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막상 함께 춤을 추는 사람의 수가 예전보다 더 줄어드는 경우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해외 여행중에 외국의 음식을 먹기 보다는 익숙한 한식을 찾아 다니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나의 행복과 살사판 전체에게 유익한 것이 서로 일치하면 좋을텐데, 오히려 고수가 되면 될수록 이것이 갈라지는 것 같습니다.
VIVA SAL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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