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자의 여유, 엇박의 즐거움은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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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초부터 온1, 온2에 관한 의견으로 게시판이 씨끌벅적 하네요. 예전의 주장인 온2의 우월함에서 한 발 물러난 듯 보이지만, 온2가 더 즐겁다는 글이 종종 보입니다. 다른 의도는 없겠지만, 살사 추는 목적의 하나가 즐거움 이라본다면, 상대적으로 즐거운 춤이란 의견은, 온2가 더 좋은 춤이라는 인식을 은연중에 퍼뜨리는 것 같아 보입니다. 다 귀찮으니 '온1, 온2 구별하지 말고 그냥 즐겁게 춥시다.'라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이러다간 끝이 없을것 같네요. 온2가 더 즐겁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이유가 있으니, 그걸 한번 살펴 보려 합니다.
몇 가지 이유 중에 '박자의 여유'와 '엇박의 즐거움' 때문에 온2가 온1보다 더 즐겁다고 하시는 의견이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온2가 박자의 여유가 더 있다'란 말의 의미를 되세겨 봅니다. 온2는 2박에 턴을 시작해 8박까지 도니까, 멀티턴을 돌때 여유가 더 많다는 의미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온1에서 5박에 턴을 시작해 4박에 끝낸다면 한 박자가 더 많으니, 오히려 온1이 더 여유가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분당 평균 180비트, 1초당 3박자 입니다. 1박자 0.3초 밖에 안되는 순간으로 인해 몸이 느끼게 되는 여유가 그렇게 큰가요? 춤에 있어서 여유는 춤추는 사람의 실력에 의해서, 상대적으로 느려지는 음악의 속도에 의해 느껴지는 것입니다. 즉, 박자의 여유는 살사의 방식 보다는 첫번째로 배경음악의 속도(느릴수록 여유가 있겠지요), 두번째로는 춤추는 사람의 실력에 의해 느껴지게 되는 것이지요.
'엇박은 즐거움'은 무엇일까요? 막상 간단히 정리하려니 쉽지가 않네요. 음악의 엇박에 맞춰서 추는것? 음악에 없는 엇박을 만들어내서 추는 것?..... 이 즐겁다....
1,2,3,4 같은 단순한 정박 리듬을 기본으로 하여, 박자를 쪼개고, 쉼표를 넣게 되면 아래와 같은 다양한 리듬이 만들어집니다.
몇가지 리듬 예에 불과하지만, 4박자 마디 하나에 약 40억개의 리듬을 만들어 연주할수 있습니다. 보통 1,2,3,4 정박이 아닌 모든 리듬을 엇박자라 부르지요. 정박, 엇박의 배열에 의해 리듬이 결정되구요. 때에 따라서는 정박자 음악이라 하더라도, 춤추는 사람이 임의로 쪼개서 표현할 수도 있구요,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겠지요. 끌라베를 연주하는 기본 리듬에도 2마디 안에, 정박 4개 반박자 엇박이 하나 들어가긴 하지만, 단순한 리듬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끌라베 리듬에 맞춰(리듬을 들으며) 스텝을 밟는다는 것은, 조금만 연습하면 쉽게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엇박자의 즐거움이 단순한 끌라베 리듬에 맞춘다는 것은 아니라 봅니다. 별게 아니니..
음악이 귀에 익숙해 지면, 누구나 엇박을 느낍니다. 아니 정박, 엇박의 배열인 리듬을 느끼죠.. 우리나라 사람에게 익숙한 가요를 들려주면, 리듬 타는것은 어렵지 않을것이에요. 다만 리듬에 정확히 맞춰(일부 박자는 빼 먹기도 하겠지만) 몸을 움직여 춤을 춰보라고 하면, 연습이 없으면 쉽지 않지요. 듣는 것이랑, 몸으로 표현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니까요. 엇박을 표현하는 것도 연습을 해야겠지요. 익숙한 가요를 들으며, 가사에 맞춰 박수를 치거나 발을 굴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요. 퍼커션 같은 악기를 배우면, 좀 더 빨리 익힐 수 있다고 보빈다. 퍼커션 배우면서, 손으로 리듬을 표현하는것을 익히게 되니까요. 어느 순간 자연스레 몸도, 발도 리듬에 맞추게 되구요.
박자의 여유, 엇박의 즐거움 결국은 착각(?)일 뿐입니다. 이렇게 된 원인중 하나는 과거 누군가가 온2를 나름대로 정리 설명하기 위해 사용했던 글이 돌고돌아, 어느새 절대적인 사실로 인식이 되어 버린것이지요. 무비판적인 수용에 의해서, 온2는 엇박의 즐거움이 있는 춤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보니, 온2를 추면 나는 엇박의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라고 생각하게 되는것이지요. 아니면 온2를 추면서 엇박의 즐거움을 못느낀다라고 말할 수 없거나..
제가 보기엔 온1, 온2의 다른 점은 스텝의 위치 말고는 없습니다. 온2만을 위한 음악, 패턴, 무브먼트, 샤인, 그립, 텐션 등등.. 살사라는 춤 안에서 이런 춤의 요소들이 따로 존재 하지 않습니다. 리드하는 박자가 다를 뿐이지, 패턴도 똑 같습니다. 개개인의 개성에 따라 여러 춤의 요소가 다르게 느껴질 수는 있지만, 그런 개개인의 느낌을 춤 자체의 차이점로 만들려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습니다. 스텝 위치 이외의 요소들은 춤꾼들 개개인의 개성, 노력에 의한 실력, 파트너에 대한 호감, 간혹 라이브 연주자의 기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일텐데 말이죠...
저는 온1으로 시작한지 6년차.. 온1은 이제 몸에 착 익었지요. 온2는 익숙치 않아서 가금씩 땀 삐질 흘리며 춥니다. 마치 온1 초보일때 처럼.. 익숙하지 않으니 리드하는 입장에선 곤혹이지요. 저와 비슷한 입장에 있는 분들 많으시죠..
살세라 분들은 다들 아시리라 믿습니다. 살세라의 경우는 온1, 온2 중 하나만 배웠더라도, 안 배운 춤을 출수 있다는 것을. 지금까지 이 사실을 모르셨더라면, 당장 바에가서 시도해 보세요. 너무나 자연스레 안배운 방식으로 출수 있을것입니다. 제발 부탁이니 살세로가 어떤 방식으로 출지 선택하게 해주세요.. 그리고 조용히 그 방식에 맞춰 주시구요. 살세로가 자신있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그로 하여금 자신감을 가지게 하여, 춤에 더 몰입하게 하고, 결국은 당신에게도 편안한 즐거운 춤이 될것입니다.
춤을 리드하는 남자는 위대하다, 하지만 리드를 이끌어내는 여자는 더 위대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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