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중반 이후 온 2 ism이 온1 댄서에게 어필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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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앞서서 손나리님은 “온원과 온투의 오해와 변명”에서, 제이슨 님은 “라틴댄스 성향의 변화”에서 온 2가 유행하는 것에 대한 몇몇 좋은 글을 남기셨습니다. 여기서 저는 앞의 글들을 보완하는 의미에서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저는 현재 무릎아래는 온 1이고 무릎 위는 온 2 ism에 가깝습니다. 제가 왜 무릎 위에서 온 2 ism을 구현하고 있는지를 설명하겠습니다.
첫째, 유트브와 오살사의 동영상입니다. 온 2가 2000년대 중반 이후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바로 동영상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전에는 아무리 온 2 좋다고 말을 해줘도 잘 안 먹히던 것이 동영상 기술의 보급으로 인해 “백문이 불여일견”이 된 것이지요. 온 2가 어필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보기 좋았기 때문입니다. 어떤 면이 보기 좋았을까요?
두 번째는 패턴입니다. 온 2 댄서들이 하는 패턴이 (저는, 아돌포와 올리버를 카피합니다) 아주 좋아 보였습니다. 예전에 “온 1을 온 2로 바꾼 것이 아닌 완전 온 2 패턴을 강의한다”는 홍보글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착오입니다. 패턴은 옛날 쿠바, 푸에르토리코, 콜롬비아의 시골에서 이미 다 만들어져 있었고, 아돌포와 올리버는 이것을 세련되게 개량한 것에 불과합니다. 완전 새로운 것은 약속대련과 연습의 결과물인 공연용일 뿐, 모르는 사람과도 가능해야하는 쇼셜용은 아닙니다. 그래서 비록 온 1에 쿰비아가 많이 들어가는 등 패턴의 차이가 없진 않지만, 근본적으로 온 1 패턴이나 온 2 패턴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동영상으로 아돌포 등의 패턴을 카피할 때, 잘 안되면 “Bar탐방_프리댄스”에서 패턴의 마법사 오즈님의 동영상을 보곤 합니다. 근본적인 뼈대가 되는 패턴은 정말 거의 다 들어 있습니다. 느린 음악에 온 1으로 보여주고 있는데, “패턴의 마법사”라는 수식어가 저절로 붙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그러면 왜 온 1 프로들은 이러한 패턴을 개발하지 않았을까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온 1프로의 고객은 쇼셜 댄서가 아니라 할리우드 영화에 열광하는 사람들과 같은 일반 사람들일 것 같습니다. 반면 온 2 프로의 고객은 강습생이나 쇼셜일 것 같습니다. 프랭키의 공연은 살사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보면, 조금도 “wow"할 것이 없습니다. 움직임이 작고 작은 근육을 움직이는 아주 어려운 바디 무브먼트(이하 무브)로, 살사를 해 본 사람은 잘 알지만, 일반인에게는 쇼 댄스라 불리는 온 1의 아크로바틱에 비할 바가 못 됩니다. 따라서 온 2 프로들은 일반인을 상대로 한 ”쇼“보다는 강습이나 쇼셜파티에 더 집중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참고로 서부에서는 상금을 놓고 경연하는 마얀이나, 스티븐스 스테이크 같은 것이 많은 반면, 쇼셜은 없고 (있다면 주로 볼룸댄서들이 주최), 맨하탄은 이런 대회는 없는 대신 쇼셜이 대세가 되었습니다. 현재 온 1 프로 중 네리 같은 이는 쇼셜 패턴을 개량해 내고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네리가 선택한 시골은 정말 시골이라서 쇼 할 일이 별로 없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수강생이 있으면 쇼셜이 가능한 수업용 패턴이 자연히 개발되겠지요. 반면 LA는 기업체나 백화점 등 ”쇼댄스“로서의 살사 수요가 상당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쇼셜을 위한 패턴을 만들 이유가 별로 없겠지요. 정리하면 온 2의 고객은 살사를 아는 온 1 댄서가 되고, 일반인은 온 1의 고객이 됩니다. 다만 양자의 충성도의 차이는 아주 크게 됩니다. 온 2의 고객이 된 온 1댄서는 살사를 매우 진지하게 생각하는 반면, 온 1의 고객인 일반인은 말 그대로 쇼셜댄서이지요.
둘째는 무브입니다. 이것은 본질적으로 온 2 (온 2 차차 포함) 적인 것입니다. 자신의 몸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무브가 댄서에게 어필하는 것은 아주 당연합니다. 먼저 차차와 온 2의 관계를 보겟습니다. 예전에 티토 푸엔테의 CD를 몇 장 샀었는데, 살사 보다는 차차곡이 더 많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마크 안소니 역시 살사 CD에 당연히 차차를 넣었습니다. 이것은 온 1에선 당연하지 않습니다. 온 1프로 중에 차차차(온 1 차차차) 공연하는 경우는 예외적인 반면 온 2는 차차(온 2 차차) 공연이 오히려 일반적입니다. 프랭키가 나자레노님께 차차를 강조했다는 사실이나, 쿠바 살사 파티에 가면 차차가 살사보다 더 많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을 종합하면 온 2 차차와 온 2 살사는 근본적으로 같은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입니다. 특히 온 1에서는 차차차는 느린 것이고 온 1 살사는 빠른 것이다라는 식으로 구분하곤 했는데, 온 2에 이르면, 온 2와 차차는 속도면에서도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온 2 ism의 엇박이나 무브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클라베나 콩가라기 보다는 “음악의 속도”라고 생각됩니다. 클라베 콩가 없는 쿰비아에서도 무브나 엇박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올리버-루다 경기를 보면, 음악이 너무 빨라 엇박이나 무브가 들어갈 여지가 별로 없어 보입니다. 엇박은 박자를 당기거나 미는 것의 효과가 느낄 수 있을 정도의 박자간 간격이 필요하고, 무브 역시 끈적끈적하게 작은 근육을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차차의 빠르기가 온 2에 적절한 속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반면 온 1은 “쇼댄스”이기에 계속 빨라져 왔습니다. 예전 친했던 50대 라티노의 “음악이 매년 빨라져서 이제는 춤추기 어렵다”는 불평은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사실 미국에서 온 1이 주로 추어지는 곳의 음악은 현재 강남 턴의 음악에 비하여 2~3배 정도 빠릅니다. 무브나 엇박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상황이며, 이 속도는 또 우아하고 여유롭게 춤추고 싶은 댄서들을 배제하게 됩니다. 이것을 뒤집어 보면, 차차 빠르기의 살사 음악 아래서 온 1은 아주 다양한 패턴을 소유한 일부 고수를 제외하면 심심해지게 되고, 온 1보다 더 빠른 음악이 필요한 쿰비아는 당연 죽음입니다. 많은 온 1 살세로들이 온 2로 전향하게 되는 시점이 중급근처인 데에는 이런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어렵기만 했던 온 1 살사가 이제 익숙해지고, 오히려 심심해지는 단계이지요. 온 1 자체가 아니라 음악의 속도가 온 1의 맛을 저하시키는 상황입니다.
“인프라 스트럭쳐”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엇인가를 새로 시작하기 위해선 필요한 것들이 아주 많습니다. 살사를 예로 들면, 음악, 디제이, 동호회, 오살사, 아카데미, 바, 강사, 댄서 등등이 모두 살사의 인프라 스트럭쳐가 됩니다. 적어도 강남의 경우 인프라 스트럭쳐가 “온 2” 위주로 형성되고 있습니다. 전철 검표기가 오른손잡이 위주로 된 것과 비슷한 상황입니다. 온 2 위주의 인프라하에서 강남의 경우, 온 1 전용 바가 없다면, 온 2로의 전향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인 쇼셜 댄서가 우리나라 살사발전을 고려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지요.
다만 디제이님들께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바에 들어가서 나올 때까지 비슷한 속도의 음악이 계속 나오는 상황은 아주 정말 진짜 별로입니다. 온 2가 대세인 강남에서 엇박이나 무브를 방해하는 빠른 속도의 음악을 계속 틀어 달라고 할 수 없는 것처럼, 미국인 강사에게 한국말로 수업하라고 부탁할 수는 없지만, 졸음을 쫓기 위해 강의를 위한 말의 속도나 높낮이는 조금 조절해 달라고 부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음악의 속도가 온 2에 적합하도록 점점 느려지는 것이 대세라 해도 한시간에 한~두곡 쯤은 온 1이 정체성인 살사 댄서를 위한 아주 빠른 곡을 틀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온 2 음악의 속도를 좋아하지 않는다기 보다는 너무 똑같은 속도의 음악이 살사, 메렝게, 차차에 이르기까지 지속되는 상황은 조금 ...
스카이 라틴 파티가 기다려집니다. 스카이 라틴이 모든 대회를 석권하는 이면에는 아마도 빠른 음악에 회원들이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대회음악의 속도가 아주 빠르기 때문에 이 속도에 익숙하지 않으면 안무를 받쳐주기가 어렵지요. 느린 대회곡이 없지는 않지만, 올리버-루다, 루이스, 주니어 등도 여전히 빠른 곡에 춤을 추는 이유는(올리버와 주니어를 비교한 해설가의 영어 해석임), "올리버-루다는 빠르게, 느리게를 자유롭게 구사하는데, 주니어 커플은 늘 빠르기만 하다"라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빠른 곡에서는 빠른 것과 느린 것을 모두 보여 줄 수 있지만, 느린 곡은 느린 것만 보여 줄 수 있겠지요. 또 빠른 곡에 맞추어 두 사람이 정확히 추는 것 역시 실력이고요...
VIVA SALSA Y CUMBIA
shin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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