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살사바의 영업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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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최근 "시설이 아까운 바" 또는 "레이디스 데이의 증가"등 몇 몇 살사바가 영업상 어려움을 겪는 것을 걱정하는 소리를 듣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혹 도움이 될 수도 있어 미국 살사바의 영업형태를 적어봅니다.
핵심은 분산투자입니다.
미국에는 한국처럼 살사바만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또는 전국을 돌며 파티를 기획하는 사람들 제외)
볼룸댄서들은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가르치기도 하고 파티를 하기도 하며, 대부분의 바는 식당을 주업으로 합니다. 예를들면 1층은 식당이고 2층은 살사바인 경우가 많지요. 식당 역시 라틴음식을 파는 곳과 미국음식을 파는 곳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2000년 초 미국에 불황이 닥쳤을 때 미국음식을 파는 곳이 주로 살아남았습니다. 미국내 라티노의 경제적 기반이 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음악 역시 분산투자합니다. 시간적으로 7시를 전후해선 무료 살사, 쿰비아, 메렝게, 바차타 레슨을 합니다. 9시를 넘어서면서는 살사 고수들의 시간이고, 12시를 넘어서면서 레게똥으로 바뀝니다. 레게똥은 우리나라의 부비부비라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일주일 내내 살사만 하는 경우는 전혀 없습니다. 레게똥이나 영어 힙합 하는 요일과 살사데이를 섞어서 운영합니다.
문을 안 여는 날도 많지요. (제가 서울을 소셜 살사댄서의 천국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바로 이것입니다. 1년 365일 아무때고 춤출 수 있는 곳이 바로 서울이지요. 바 사장님들과, DJ님들 그리고 직원분들에게 감사 ~.*)
현재의 몇 몇 바들이 겼는 어려움들은 저와 같은 구경꾼의 눈에도 보일 정도로 적지 않은 듯합니다.
최근 문을 연 대형 살사바들의 경우는 수요 예측에 문제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살사 컴퍼니 홈에 가보니 우리 나라 살사인구가 "20~30대를 중심으로한 라틴댄스 매니아 300여만명"이라고 했더군요. 2005년 현재 우리나라 20-30대 인구가 1,600만명정도니, 라틴 댄스 매니아 중 200만명이 20-30대라고 보면 8명중 1명은 라틴댄스 매니아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러한 식의 잘못된 수요예측은 경계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살사는 중독성이 매우 강해서 충성도가 매우 높은 춤입니다. 그래서 살사인들은 일반적으로 살사 수요를 과대평가하기 쉽습니다. 즉 수요가 굉장히 강하다고 느끼는 것이지요. 하지만 살사바는 수요가 강하든 약하든 모두 똑같이 7,000원만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모든 바가 그렇듯 근본적으로 지역적 제한이 있는 로컬 마켓입니다. 강남과 강북은 다른 마켓입니다. (2호선과 3호선도 다릅니다) 일주일 중 하루 정도는 강을 건널 수 있지만 그 이상은 무리입니다. 따라서 서울 전체를 시장으로 보는 것 역시 주의 해야 합니다. 살사판에는 들어오는 사람과 나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초급 발표회를 마치고 사라지는 분들이 있습니다. 판에 들어온 모든 사람을 살사댄서로 보면 안됩니다. 동호회 회원수가 아니라 실제 정모 참여자수를 기준으로 해야 합니다.
살사판은 지금 성장기인가? 성숙기인가?
수요 예측에 있어서 오류중의 하나는 과거의 성장추세가 계속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서울 살사의 나이가 이제 겨우 10세이니 성장기이고 따라서 과거의 성장추세가 계속된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도 같습니다. 이에 대한 정확한 판단은 누가 성장주체였으며, 그들이 지금 무얼하고 있는지를 보면 됩니다. 과거 성장주체는 온 1 프로 강사들과 온 1 동호회라고 생각합니다. 콩그레스가 늘면서 프로 강사도 늘었고 동호회도 늘고 살사판도 성장한 것이 분명한데, 기존의 바는 문을 닫고, 새로 문을 연 바는 고전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 살사판이 성장을 멈추고 성숙기로 들어간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성숙기의 바 전략은 제로섬게임입니다. 다른 바에서 댄서를 모셔오는 것 외엔 방법이 없습니다.
만일 성장기라면 다른 바에서 사람을 불러 오기 보다는 비살사인을 불러오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할 것입니다.
예를들면 살사인들이 생일빵을 하듯, 이른 저녁 시간에 생일(약혼, 결혼 피로연_실제 미국 라틴 식당&바는 이거 합니다)을 살사바에서 할 수 있도록 1시간 가량 무료 레슨해 주고 동영상을 만들어 준다든지, 드레스 카페와 연계해서 이것을 더 럭셔리하게 할 수도 있고요. 직장인 (LG 무풍이나, 과거 유니텔의 삼성) 또는 대학생 커플을 대상으로 무료 살사 레슨을 하여 바를 다소 북적이게 하는 것도 방법이겠지요. 이런 것들은 장기적으로 살사판을 키울 수 있으므로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이 경우엔 쉬운 쿰비아나 메렝게가 좋겠지요. 특히 무료강습을 서울 시내 모든 바가 한다면 그 효과는 매우 커질 것입니다. 살사 프로강사와 바와 DJ가 서로 도와야 합니다. 검증되지 않은 견해입니다만, 온 2 살사는 성장동력이 되기엔 너무 어렵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성장(양)이 중요하냐 성숙(질)이 먼저냐를 라틴바 사장의 입장에서 보면 무조건 성장이 중요합니다. 온 2 고수나 온 1 초보나 모두 7,000원을 내기 때문이지요.
두번째는 비용의 측면입니다.
미국에서 최고급호텔은 반드시 3번 망해야 정상영업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미국 시장은 성숙기에 있기에 새로운 호텔은 기존의 호텔보다 더 화려해야 하고 고급스러워야 다른 호텔에서 손님을 모셔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숙료는 올릴 수가 없기에 반드시 망하게 되는 것입니다. 모두들 이 사실을 알고 있지만 호텔개발은 계속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나는 남들 보다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지요.
최근에 문을 연, 살사바 역시 기존의 시설보다 훨신 더 럭셔리합니다. 이 바의 사장님들이 남들보다 잘하시는 분들이기를 진심으로 빕니다.
레이디스데이와 같은 가격경쟁은 효과적인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살사판 전체로 보면 이 바에서 저 바로 옮겨갈 뿐 전체적으로 판이 커진 것이 아니고, 또 상대방 역시 레이디스 데이를 하지 말란 법은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격정책을 쓰는 이유는, 살사바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많아지는 측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 살사는 "보여지기 위한 춤"이라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바의 혼잡도가 바를 선택하는데 있어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사람이 없어도 춤을 추는 부류는 1. 공연 준비반(사람 없으면 좋지요) 2. 왕초보(보여 줄 것 없음) 뿐입니다. 서울 살사댄서들의 바 충성도나 DJ 충성도는 매우 약하다고 봅니다. 최근 압구정에서만 볼 수 있던 압구정 동호회분들을 강남역에서 뵙게 되었습니다. 동호회에 대한 충성도 역시 그다지 강하지 않은 증거입니다. 어떻게 해야 될 지는 모르지만 기존 댄서들(동호회)의 바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겠지요. 금요일의 '거기'와 토요일의 '저기'는 강을 건너게 할 정도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가 아닐까 싶습니다. 최근의 거의 모든 바가 살사바 이름을 내 건 동호회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역시 바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인 듯 보입니다. 이 사람들은 절대로 다른 바로 정모 장소를 옮기지 않겠죠^.^
살사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방법.
살사는 6개월 정도 추면 대부분 중독이 됩니다. 바에 오지 말라고 그래도 옵니다. 문제는 초급발표회 직후의 이탈입니다. 이를 줄이는 방법은 보다 쉽게 살사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길뿐입니다. 모든 동호회가 고심하는 부분일 것입니다. 오살사의 순기능 중의 하나는 동영상을 통하여 춤추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하는 점입니다.(본인이 심각한 살사 폐인이라고 생각 되면 오살사에서 탈퇴하십시오. 반드시...). 바에서 이 시기의 분들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한 두 달 정도 지원하면 대부분 중독되어 엮입니다. 참고로 초급을 낚아서 엮는 방법으로 가장 좋은 것은 댄스화를 사게 하는 것입니다.(절대로 공짜로 주어 선 안됩니다). 초급 분들은 이 부분을 명심하셔서 절대로 엮이지 않기를 바랍니다(공정한 글을 쓰기가 너무 어렵군요 -.-).
입장료 또는 음료수 판매?
레이디스 데이의 성패와 관련하여선 음료수 판매가 중요할 듯 합니다. 특히 알콜류가 마진이 크겠지요. 만일 음료수 판매가 만족 스럽다면 아예 무료입장을 선언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입니다. 미국 소도시는 거의 무료입장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주간 음료??
낮엔 커피나 아이스크림을 팔면 안되나요??? 라틴 음악 카페??? 어차피 공간이 있다면 밤에도 음료를 팔 수 있겠지요. 비살사인들은 라틴 음악을 들으며 라틴 댄서들의 춤을 볼 수 있어 좋지요. 현재 강남에서 성업 중인 럭셔리 와인바같은 경우가 되겠지요. 다만 미국식 식당은 공간적 측면이나 인건비등을 고려할 때 현재 서울에선 어려워 보입니다. 물론 기존의 식당이 라틴바 겸업을 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레게똥
최근 홍대 클럽이 살사 겸업을 선언하였다. 비록 광고는 라이브 살사라고 하였지만 내가 보기엔 "Maybe"입니다. 요즘 가솔리나 같은 노래는 옷가게는 물론 짜장면 배달 오토바이에서도 들을 수 있는 흔하디 흔한 클럽용 부비부비곡입니다. 레게똥을 클럽에서 믹스하다가 같은 스페니쉬 음악인 살사로 영역을 넓혔다고 생각해도 될 것 같습니다. (어짜피 이 클럽은 오픈하는 날보다 쉬는 날이 많았으므로). 반대로 생각해 보면 살사바가 레게똥을 통하여 살사바&클럽으로 가는 것 역시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Outsourcing
이것은 미국에선 가능한데 우리나라에선 법률상 가능할런지 모르겠습니다. 예를들면 오피스가 밀집한 지역의 식당의 경우(주류 판매 가능) 밤 10시경에 문을 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DJ들이 이 시간 이후(특히 금요일과 토요일)를 임대해서 영업을 하는 경우입니다. 이경우 현금 장사라서 세금도 안내고, 빈 식당을 잠시 이용하므로 임대료도 크지 않은 경우입니다. 식당의 입장에서 DJ를 고용하면 Outsourcing이고 DJ가 주체적으로 하면 파티기획업 정도 될까요.
이상의 모든 생각들은 순수한 살사바를 없애는 살사인들에게는 다소 슬픈 변화일 수도 있습니다. 미국에선 살사가 대세가 아니므로 이렇게해서라도 살사바가 문을 여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곤 하였습니다. 세상은 변하고 서울의 살사판이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두서 없이 적은 글이지만 향후 살사바를 오픈하시려는 분이 있다면 도움이 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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