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이제 막 살사에 맛(?)을 알아가는 입장에서...
본문
리플이 길면 읽기 힘들까봐 답글로 남깁니다.
아마.. -trick- 님이 말씀하시는 살사 인스트럭터(전 솔직히 절 살사 인스트럭터라고 하는게 민망하지만요..^^;)중.. 답글을 남길 사람은
남의 이목을 별로 신경쓰지 않는 제가 유일하지 않나.. 싶어서 답글을 남겨 봅니다. 강습에 대한 건 저같은 생업으로 하는 사람들에겐 아주 민감한 문제인지라
말 한마디 잘못하면 생업이 왔다 갔다 하거든요.. ㅎㅎ
저도 또 역시나 글 한번 잘못 남기면 2~3달 뒷풀이에 안줏거리가 되는 걸 잘 알지만 그래도 예전부터 한번 남겨보고 다른 사람의 생각도 한번 들어보고 싶었던
제 생업에 관련된 주제인지라 아마.. 예상된 다른 사람들의 뒷다마를 무릎쓰고 글을 남겨 봅니다. ^^
-trick- 님이 주관적인 입장에서 남겼던 것 처럼.. 저도 순전히 그냥 제 주관적인 입장에서 글을 남기는 거니 이런 인스트럭터도 있구나.. 하고 가볍게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
트릭 님이 말씀하시는 것 처럼 살사가 추구하는 가장 최 우선이며 저같은 프로가 아닌 일반인이 추구하는 살사는
트릭님의 글에 있는
"소셜살사는 형식에 구애받지않고 자유롭게 추는 춤이다."
"누구나 개성있게 추는것이 살사이다."
이 문구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음악을 듣고서도 음악을 느끼고 몸을 저절로 움직이고 음악과 한데 어울려서 다같이 어울려서 놀 수 있는게 살사의 가장 큰 매력이겠죠.
그러나... 제가.. 6~7년전에.. 부산에서 좀 더 사람들이 음악을 듣고 편하게 움직이게 만들어 주고 싶어서 수업시간에 단 10~15분 동안 그냥 살사 음악 틀어놓고 느끼는 대로 막춤을 춰라..
라고 했더니
한 1달만에.. 거의 모든 수업에 사람이 폭삭~ 줄더군요..;; 그때는 트릭님 처럼 음악을 틀어놓고 단 10분도 단순히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답답함이 있었지만..
생각해 보면 지금.. 이제 두달 뒤면 9년째 살사란 춤을 추고 있는 저도 Bar 에서 다른 사람들이 있는 가운데 혼자서 10분동안 음악을 느끼고 즐기면서 막춤을 추는 짓...
못합니다..;; 그래서 그런 수업은 다시는 안하게 되더군요.
트릭님의 글에 수업시간 댄스 배틀에 대한 글을 적으면서 너무 공상적인 생각이 아닌가.. 라고 적으셨는데...
최소한 이 한국이란 나라에선.. 공상적인 생각 맞습니다. ㅎㅎ
--자신을 표현하기위해서 여러가지 리듬도 다른각도로 들으려고 노력할것이고,
배틀이라는 묘한 경쟁심리로 음악에 더 파고들지 않을까 하는...--
이것보다 먼저 쪽팔려서 포기를 택하는게 99%의 한국사람들의 성격입니다.(저도 예전에 팝핑을 배울때 선생이 이렇게 하라고 햇다가 쪽팔려 수업에 안갔죠..;;)
다들 음악을 느끼고 춤을 추라고 말을 하고 그렇게 하지 못하는게 한국 살사의 문제점 이라고 말 하는데.. 제가 장담한데.. 지금.. 전국에 춤 추는 몇천명의 살사인 중...
Bar 에서 혼자서 음악을 느끼고 춤을 출 수 있는 사람들은.. 몇십명도 안되지 싶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혼자서 외계인 춤을 추는 각 지역의 특출난 사람도 포함 되 있겠죠.(각 지방에 1~2명은 꼭 있는 듯..)
Bar에서 레게똥이나 나이트 음악을 틀면 나와서 춤 출 수 있는 사람이 몇사람이나 될 지.. 생각해 보면 아실 듯 합니다.
제가 9년이란 시간동안.. 살사를 하며 너무도 많은 사람들을 봐 온 결과..
저를 포함한(제가 원래 제일 심했을듯..;;) 99.9%의 한국 사람들은.. 베이직을 배울때 부터 춤을 즐기는데 대한 성격적인 결함(쪽팔림)을 가지고 시작을 하는게 가장 큰 문제점 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고치기 힘든게 또 '성격' 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살사가 업이고 모든 사람에게 친절히 웃어주며 춤 신청을 먼저 해야되는 입장이지만.. 9년을 춰도 아직 모르는 사람에겐 춤 신청 한번 못합니다.
이 성격을 고쳐야.. 살사로 돈을 더 잘 벌겠지만.. 죽어도 못고치겠더군요..;;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은 이미 트릭님의 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 주변에 도대체 그많은 스타일링, 샤인 수업 뽕발나게 들어도 응용하거나 연습하는사람이 극소수에 불과했습니다. --
그죠.. 배워도 Bar에서 한번 써먹을 용기가 없는데 하물며 배우지도 않고 그냥 리듬을 느낀다고 해서 한국 사람은 저절로 춤이 나오질 않죠.
이게 '춤' 하면 일단 캬바레 부터 생각하는 보수적인 이땅에서 태어난 한국 사람들의 현실이라 생각합니다.
배우고도 못하는데 즉흥적으로 해라.. 모순이죠..
어떤 한 나라의 문화가 다른 곳으로 전파 될때.. 아무 변화 없이 그저 받아드린다면 머지않아 다른 국민성으로 인해 그 문화가 금방 사그라들거라 생각합니다.
우리의 옷의 패션의 많은 부분이 일본에서 오는게 많은데.. 우리나라 거리에.. 짧은 여고생 코스프레 틱한 옷에 왕~ 찐한 귀신같은 스모키 화장 하고 돌아다니면.. 미친년 소리 듣겠죠..;;
다른 아시아 권들의 나라보다 훨씬 더 많은 살사 인구에.. 미국의 인스트럭터도 놀라워 하는 많은 고수들에.. 전국의 좋은 살사 Bar에.. 1년에 수십개의 살사 파티를 이 보수적인 한국 땅덩어리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트릭님이 말씀하시는 '주입식 교육'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인터넷 동호회 문화의 역활이 가장 크지만.. 교육 없이 단순히 Bar에서 술마시고 노는 문화였다면.. 차라리 나이트를 가서 놀겠죠.
우리나라야.. 다들 살사 하는 사람들이 준다.. 준다.. 하지만.. 다른 아시아권에 비해선.. 모든 문화나 인구나 시설이 배는 많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뭔가 혼자서 즐기는데 대해 익숙하지 않죠. 끊임없이 배울 수 있고 거기에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야 계속 즐길 수 있죠.
우리한텐 이게 가장 잘 맞다고 생각합니다. 배우고.. 배운것들을 써먹고.. 남들보다 더 잘한다는 자신감이 생기고.. 거기에 성취감을 느껴가며 결국 제일 마지막엔 느긋하게 즐길 수 있겠죠.
이거.. 스타크래프트 하시면 느끼실 듯 하네요. 스타도 미국에서 만들었지만.. 이젠 블리자드가 제일 신경쓰는게 우리나라죠..
과연 어느 나라에서 미친듯이 스타를 밤새가면서(전 3일 밤을 PC방에서 보낸 적 있음..옛날 오리지널 시절때..) 스타란 오락 하나때문에 PC방 문화가 생기고.. 프로게이머까지 생기고.. 이런 나라가 우리나라 말고 어디 있는지..
이런 흥미 있는 곳에 사람이 몰려 다 같이 빠져들고 매진하는게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격이고 서울 살사 발전의 원동력이라 생각합니다. (서울이라고 한 이유는 지방엔 이게 안되서 6~7년 전이나 지금이나 규모면에선 더 커진게 없어서 말 하는 겁니다. 오히려 사람은 더 줄죠..)
스타를 봐도 그렇고.. 월드컵 거리 응원을 봐도 그렇고.. 사직운동장 롯데 경기 한번 보시면.. 느끼실 듯.. ㅎㅎ
가까운 일본은 제가 알기론 우루루 모이기 보단 개개인의 오타쿠나 장인 정신 성향이 더 크다고 생각하죠. 희태님.. 맞나요? ^^;
지금 살사인구는 제가 시작했을때에 비해 몇배는 늘었겠지만.. 초급들이 포기하는 확률은 지금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왜냐.. 예전엔 배울곳이 별로 없었으니 스스로 더 연구했어야 됐고 Bar에서 춤 추는 것 자체가 일종의 연습이었고 뒷풀이도 11시 30분은 넘어야 갔었죠.
근데 지금은 동호회 교육 자체가 빨리 배우고 빨리 Bar에서 놀고 빨리 뒷풀이 가서 어울리는 문화로 많이 바뀌었죠. 여기서..
일단 뒷풀이 술 문화에 적응 못하는 50%가 떨어져 나가고.. 빨리 못배워서 버벅이는 30%가 또 떨어져 나가고.. 춤신청 못해 앉아만 있다가 포기하고 또 20%가 떨어져 나가... 결국엔 10% 미만 되는
사람들만 남는게 지금 한국 살사의 현실이라 생각합니다. 거기에.. 지방엔 그 나머지 10&도 고수가 되고 나면.. 춤 출 사람이 없으니 드문드문 나오게 되죠..
그래서 한국(서울)엔 이 '느낌은 없지만 공부나 스타 하듯이 끊임없이 배우는 살사' 란 문화가 잘 자리 잡아서 한 Bar에 수백명이 모여서 춤을 출 수 있게 발전 되지 않았나.. 합니다.
그러나 같은 한국이지만 지방은 우리에겐 안맞는 이 '춤을 즐겨야된다..' 란 생각이 더 크고 뒷풀이 술문화도 더 끈끈해.. 정작 전체 살사 인구는 날이 갈 수록 줄고 있죠..
트릭님의 글들의 내용은 다른 해외 사람들이나 인스트럭터들이 우리 한국의 살사 문화를 바라보는 시각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과연 어릴때 부터 궁둥이를 흔들대면서 자란 사람들의 문화와 성격을 우리에게 하라고 한다면? 그걸 할 수 있는 극 소수의 사람만이 즐기는 문화가 되겠죠.
트릭님께서 박자에 대한 언급을 하셨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박자를 못맞추는 사람과 추는게 제일 싫다는 소릴 듣습니다..;; 그리고.. 전 Bar에서 저보다 오래 췄는데도 불구하고 박자를 무시하고 자기만의 세계에 심취해서 파트너가 뭘하든 말든 혼자서 추는 사람들이 제일 싫습니다..;;
전 박자를 맞추고 춤을 추는데 익숙해서 박자를 무시하고 추는 사람과 손을 잡고 춤을 추면 음악을 제대로 느낄 수 없어서 싫거든요. 이건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하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살사는 어려운 음악이라 1~2년동안 박자 잡는거만 해도 엄청나게 빡시다는거 압니다. 박자를 못맞춰서 싫다는 말은.. 1~2년 된 초급이나 초중급이 아닌..
한 5~6년 충분히 음악도 많이 듣고 Bar에도 많이 나오고 춤도 많이 췄음에도 불구하고 박자를 맞춰 춤 출려고 하는 최소한의 노력 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을 말하는 겁니다.
이건.. 제가 장담한데.. 살사 추기 가장 싫은 사람 앙케이트 조사 하면.. 1위가 박자 무시 하는 사람.. 일거라 확신 할 정도로
우리나라에선 다른 사람과 즐겁게 춤을 추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될 것이 정확한 박자를 맞춰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른 모든 사람들이 박자를 정확하게 맞추면서 춤을 추는데 혼자만 박자보단 느낌을 추구하면서 춘다.. 그럼 자신은 모든 춤이 즐거울 지 모르겠지만 다른 모든사람들에게는 괴로운 한곡이겠죠.
박자는 최소한 한국 살사에서 만이라도 파트너 댄스를 즐기기 위해 최소한 지켜야 되는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한번 생각해 보세요.. 어느 밴드에.. 다른 모든 사람이 정확히 박자를 지키며 음악을 연주하는데.. 한명만 자기 삘에 취해 자기만의 리듬으로 연주를 한다면? 그 음악이 과연 어떻게 들릴건가요?
음악을 연주하나.. 남의 손을 잡고 같이 춤을 추나..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을 박자로 듣지 말고 리듬으로 듣는다.. 트릭님이 박자보다 더 듣는 그 리듬 조차 전체 박자에 정확하게 딱 들어맞게 어울리는 리듬일거라 생각합니다.
트릭님이 몇곱절 들어서 새롭게 느낀 'Sey' 를 들으며 춤 출때도.. 어떤 리듬으로 춤을 춰도 이미 트릭님은 무의식 적으로 'Sey' 의 박자를 알기 때문에 거기서 벗어나면서 춤을 추지는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요즘.. On2에 관한 글이 많죠.. On2가 우리나라에 유독 크게 발전 할 수 있었던 것은 항상 조금 더 어려운 것을 찾고 거기에 재미와 성취감을 느끼는 우리 성격과 맞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On1을 안배우고 On2를 배우면 뭐 똑같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On1을 배우고 On2를 시작한지라 박자를 맞추기 어려우니.. 거기에 좀 더 도전 정신이 생기고 재미를 느끼는 사람들이 On2를 더 연구하고
거기에 춤 실력도 늘어서 On2를 고수들이 많이 추니 자연스럽게 다른 중수.. 초급들도 흡수할 수 있지 않았나 합니다.
그.. On2에서 가장 중요한게 박자죠.. 오죽했으면 이름도 카운터 2를 맞춘다는 의미인 On2 이겠습니까.. On2가 들어오기 전에 LA 살사를 누가 "On1" 이라고 했나요.. 그냥 살사라고 하다가
On2가 들어오니 그때부터 LA 살사를 "On1" 살사라고 부르기 시작했죠..
그 만큼 지금.. 한국엔 박자를 제일 먼저 중요하게 생각하는 춤을 다들 추고 있습니다. 거기서 혼자서 다른 춤을 춘다면.. 그건 파트너 댄스가 아닌 마네킹 손을 잡고 혼자서 노는 것 밖에 안되겠죠.
트릭님의 글엔.. 2가지 생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즐기는 살사를 해야된다.. 떨어져 나가는 초급들에게 즐길거릴 줘서 남아있게 만들어라..
근데.. 트릭님의 이 말..
-- 그래도 모두 똑같은 패턴에 똑같은 샤인에 똑같은 스타일링만 한다면, 라인댄스, 방송댄스 와 살사의 차이점은 무엇이냐고 반문하고 싶습니다.--
이 말을 들어보면.. 트릭님의 생각에 약깐의 모순이 있는 것 같습니다.
초급들에게 살사가 어려우니 즐길거리를 주는건 절대 살사가 될 수 없습니다. 초급들에게 살사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보다 살사란 음악 자체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트릭님만 하더라도 'Sey'란 곡 한곡가지고 초급때 지겹도록 듣고.. 그러고도 모잘라 몇달동안 몇곱절 더 듣고 나서 그 다음에 리듬이란 걸 느끼게 됐는데
일상생활도 바빠 죽겠는 일반인 들에게 살사 음악을 리듬을 느끼게 죽어라 들어라..그리고 그걸 가르칠려고 그러면 거부감 부터 생기죠.
그러니.. 상대적으로 배우고 즐기기 쉬운 바차타, 메렝게, 라인댄스란 즐길거리를 던져주죠.
그러나.. 결국 메렝게, 라인댄스에서 벗어나 살사를 즐기지 못하면 살사를 포기하고 안나오게 되는게 오래 춤 추지 못하고 포기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라 생각합니다.
예전에 저도 트릭님과 똑같은 생각을 했었고.. 그걸 시도하다가 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결과..
지금은 사람들이 이 대한민국에서 살사를 진정 즐길 수 있을려면 자신이 나날이 발전하는 한국의 테크닉 적인 살사에 적응을 할 수 있어야 즐길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걸 만들어주는게 저같은 인스트럭터들의 역활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수업 커리큘럼에 '악기 수업' 도 있습니다. 근데 지금은 잠깐 중단 한 상태 입니다. 악기 수업 1시간 동안 제 학생들에게 다른 테크닉을 가르치면 제 학생들이 Bar에서 좀 더
재미있게 노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좀 더 살사 음악에 익숙해 진 다음에 천천히 악기도 가르칠려고 합니다. 아직까진 살사음악 들을때 박자 맞추는데도 바쁜거 알거든요.
트릭님이 말씀하시는 즐길거리는 충분히 각 동호회 운영진 분들이 머리를 싸매고 고심을 하면서 만들어 준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저희 같은 인스트럭터들은
동호회에서 하지 못하는 좀 더 전문적인 것을 가르칠 수 있으니 사람들이 저같은 사람을 보고 '살사 인스트럭터' 라고 하지 않나 합니다.
트릭님도 제 글에.. 그냥 좋은게 좋은거라고 너그럽게 생각해주세요~ ^^ 저도 물론.. 살사 음악에 막 춤 추고 싶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놀았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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